보통(普通)
'세상에서 흔히 볼 수 있어 별다르지 않고 평범한 것. 또는, 뛰어나지 않고 열등하지도 않아 중간 정도인 것.'
'일반적으로 흔히'라는 뜻의 '보통'이라는 단어.
아들의 편도 수술과 성대 결절 치료로 인한 회복 기간 동안 보통의 일상이 얼마나 소중한 것인지를 깨닫게 되었습니다.
편도 수술로 먹을 수 있는 것이 제한되고, 성대 결절 치료로 말을 하지 못하게 되다 보니 전과는 다른 일상의 하루들이 펼쳐졌습니다.
아기 때 만들던 이유식을 다시 만들었고, 뜨거우면 안되서 다 된 음식을 식히기 위해 신경 쓰고,
부드럽고 목넘김이 좋은 음식은 무엇이 있는지 하나하나 고민하며 먹을 것을 준비했습니다.
말을 하지 못하니 펜으로 할 말을 적어서 보여주고, 나름의 수신호를 만들며 소통했습니다.
수술 이전의 일상이 당연했던, 너무도 익숙해져린 일상이었기에 지금의 변화된 일상이 불편함으로 다가왔습니다.
수술할 때는 그렇게 마음 졸이고, 뜨거운 눈물을 쏟았던 엄마가 맞나 싶었습니다.
그래도 끝이 있는 과정이라서 불편함의 마음을 한켠에 치워두기로 하고 열심히 아들의 회복을 위해 힘쓰기로 다짐.
'불편함'의 마음을 치우고 나니 '감사'라는 마음으로 채워지기 시작했습니다.
말을 할 수 있다는 것에 감사.
내가 먹고 싶은 것을 먹을 수 있는 것에 감사.
이 두 가지가 제일 먼저 감사의 마음을 채웠습니다.
내가 당연하게 누리고 있었던 것들이 당연한 것이 아닐 수도 있다는 생각과 함께.
할 수 있었던 것을 하지 못하게 됨으로 인해 느껴지는 불편함은 진짜 불편함이 아닐 수도.
누군가에게는 그것이 보통의 일상일 수도 있으니까요.
아들이 무엇을 원하는지, 말하고 싶어 하는지 알기 위해 그전보다 더 아들과의 거리를 가까이해야 했고,
눈을 바라보며 얼굴을 자세히 바라보게 되었습니다.
눈가에 잠시 맺힌 눈물, 입가에 묻은 가루약, 콧잔등에 나있는 작은 상처.
'보통'의 일상이었다면 온전히 집중하며 아들을 바라보고 있었을까요?
이 순간이 진짜 행복이구나!
보통의 일상도 소중하지만, 그 보통의 일상을 잠시 내려놓았을 때 보이는 것들이 이렇게나 많구나!
이것이 말로만 듣던 '소확행'이 아닐까 싶습니다.
3~4일 후면 그 전의 일상으로 다시 돌아가겠지만,
이제는 그 보통의 하루 속에서 '당연함'이라는 불순물을 걷어내며 지내보려고 합니다.
그러다보면 진짜 '보통의 가치'를 누릴 수 있을 것 같습니다.